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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차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경미의 흔적이 담긴 작업실

2017.12.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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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즐거운 일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경미가 10년 만에 작업실을 옮겼다.

22년 같은 일을 해온 그녀의 흔적이 담긴 일터.



<작업실 2층의 조리대.

창틀과 커튼, 타일, 선반까지 어울림이 완벽하다.>





<기자의 주문에 냉장고 문을 몇 번 여닫고

옥상 정원을 오가더니 이런 멋진 식탁을 차려냈다.>


-


서울 금호동 골목에 위치한 회색으로 칠한 2층 주택은

옥상 화단에 풀이 자라고 한편에 금붕어가 노닌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경미의 작업실에 늘 있는 두 가지다.

이렇게 자연을 좋아하고 예쁘게 차려내는 데

푹 빠져 있는 그녀가 가장 신나게 하는 일은

 단연 푸드 스타일링이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20년 넘게 해온 그녀는

아직도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고 결연하게 말한다.

그녀의 스튜디오 k,one은 김경미의 ‘k’와 하나라는 뜻의 ‘one’,

즉 함께하는 일이라는 의미로 지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김경미 하나뿐’으로 오해받곤 한다.

그녀의 탁월한 감각 때문이다.

학창 시절부터 옷 잘 입는 친구로 통해

 “어디서 샀어?”라는 질문을 줄줄이 받았다던 그녀는

가정학을 전공했지만 패션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었다.

20대에는 패션 쪽 공부를 따로 해서

연예인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일한 적도 있다.

그런데 막상 잘 맞지 않아 그만두고

출판사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가수 진미령의 요리책을 스타일링했고,

이후 신라호텔 요리를 만들며 주목받았다.

인테리어, 요리, 패션을 넘나들며 활동하다가

 잡지 칼럼을 맡았다.

십여 년 전 리빙 잡지의 화보 기사는

김경미의 특별한 감각으로 반짝거렸다.

 아무도 쓰지 않던 파란 그릇에 음식을 담는 과감한 시도를 했고,

동남아 어느 시장에 있을 듯한 빈티지 꽃무늬를 등장시켰다.

소반 위에 올려둔 모던한 그릇,

핑크빛 아크릴로 만든 화장대와 스툴,

그녀가 촬영을 위해 한 알 한 알 끼워 만든 비즈 발은

어느새 유행이 되어 상품으로 나오기도 했다.





- 김경미의 그릇장

직원들이 또 이사하면 퇴사하겠다고 반농담을 할 만큼

그릇의 양이 엄청나다.

 종류별로, 또 같은 종류 안에서도

찾기 쉽게 분류하는 것이 정리의 노하우.

 ‘짝 있는 컵’ ‘이케아 컵’ ‘굽 달린 컵’ ‘판판한 접시’

‘한식 종지’ ‘질감 있는 일본 그릇’ ‘정소영 식기장’ 등

작업 편의를 위한 그들만의 언어로 꼬리표를 붙여두었다.





- 도구 상자

붓과 가위, 지우개 조각, 이쑤시개 등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도구 상자에는 신기한 물건이 많다.

특히 배스킨라빈스 분홍 숟가락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가볍고 사이즈가 적당해 소스의 질감을 내거나

스무디 등의 음료 윗부분을 매만질 때 유용하다고 한다.

이쑤시개는 햄버거를 촬영할 때,

 본드는 음식 접착용, 옷핀은

배경이 되는 원단을 고정하기 위한 준비물이다.







- 좋아하는 것

나무 도마, 앤티크 양념통, 은식기, 빈티지 조리 도구 등

그녀는 세월이 담긴 물건을 좋아한다.

이런 낡은 느낌이 있는 물건이 등장하면

 정감과 깊이감이 더해진다.

예전에는 민트, 블루, 핫 핑크 등의 눈에 띄는 색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컬러감이 줄고 차분한 톤을 즐겨 쓴다.




-


지금은 지하까지 3층의 공간이 모자라

창고를 따로 둘 정도로 소품이 많고,

음식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갖추는 등 시스템도 완벽하며,

직원이 10명에 이른다.

 이런 그녀도 20여 년 전 처음 일을 시작했던 때는

스태프도 없이 자동차를 사무실 삼아

 냅킨 박스와 그릇을 싣고 다니며 일했다.

남매를 키우면서도 스튜디오와 살림집을

 아래위로 둬가며 일을 놓지 않았다.

 두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이번에 처음으로 일터를 ‘독립’시켰다.


요즘은 주로 광고 작업을 한다.

 각종 식품 브랜드와 함께

빕스, 제일제면소, 자연별곡,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등

CJ의 모든 외식 브랜드를 도맡아 하고 있다.

그래서 1층은 업소용 설비를 갖추고

시즐링 전용 스튜디오로 운영한다.

 각 층마다 엄청난 양의 그릇과 소품으로 채워진 캐비닛을 보니

그녀의 취향과 일의 여정이 짐작 간다.

작업실에는 다음 날 촬영을 위해

저마다 다른 상점에서 사다 둔

여러 개의 식재료 봉지가 놓여 있다.

조그만 마늘은 경동시장, 작은 양파는 갤러리아 백화점,

잎이 달린 당근은 가락시장에 가서 구한다고 한다.

 콘셉트에 맞는 식재료를 찾으러 대여섯 군데 시장을 도는 건

그녀에게 당연한 일이다.

김경미의 도구 상자에는 20년 동안 손에 잡았던

날렵한 젓가락과 가장자리가 얇은 숟가락이 있다.

지우개 조각, 이쑤시개, 붓, 본드, 옷핀 등 작은 공작소 같다.


 22년 차 베테랑은 지금도 소품을 구하기 위해

서울 인사동 골목과 이태원 앤티크 거리를 직접 돌아다닌다.

감이 떨어졌다고 느껴질 때면

해외로 나가 열심히 시장 조사를 한다.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 노력한다.

 첫 촬영부터 지금까지

그녀를 이토록 열정적으로 일하게 한 것은

 “아름다운 컷이 주는 희열감”이라고.




<2층 주택의 난간과 대문을 바꾸고 회색으로 칠했다.

 모서리에 스튜디오 이름을 쓴 센스도 돋보인다.>





<있던 재료로 즉석에서 차려낸 스타일링.

정원에서 툭 꺾어 온 바질과 내추럴한 냅킨을 올리니

 요즘 유행하는 킨포크 스타일이 됐다.

그녀도 요즘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에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





<k,one 스튜디오에는 늘 작은 정원이 있다.

이전 신사동 스튜디오에서

10년간 공들여 가꾼 화단의 흙을 옮겨 왔더니

허브 농사가 저절로 풍년이다.>






<유리와 창틀, 타일, 문고리 하나까지 스타일리시하다.

이번 공간은 파벽돌, 고재 창틀, 빈티지 유리창이 있던

 이전 스튜디오에 비해 좀 차분하고 모던하다.>




객원 에디터 이나래

-저작권자ⓒ제이콘텐트리 M&B 여성중앙 11월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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